"공공 스마트주차를 넘어 도시 모빌리티 인프라 전체를 재설계하겠습니다."
공공 스마트주차 솔루션 전문기업 '대흥정보'의 박기범 공동대표는 지난 25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본사에서 열린 메인비즈협회(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 주관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포부를 밝혔다.
지난 25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대흥정보 본사에서 박기범 공동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메인비즈협회
대흥정보에 있어 주차장은 단지 차량을 세워두는 곳이 아니다. 차량의 진입과 이동부터 정산, 감면, 민원, 체납 관리까지 도시의 주차 데이터가 한데 모이는 공간이다. 대흥정보는 이 같은 인식 아래 번호판 인식 및 요금정산 소프트웨어 업체를 넘어 인공지능(AI)·클라우드 기반의 '도시 모빌리티 데이터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박 공동대표는 "주차는 도시 이동의 출발점이자 종착점"이라며 "향후 전기차(EV) 충전, 스마트시티, 서비스형 모빌리티(MaaS), 자율주행, 도심 물류 등과 자연스럽게 연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대흥정보는 이러한 데이터를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이기종(異機種) 통합 기술로 공영주차장 운영 효율화
2016년 설립된 대흥정보가 기존 공영주차장 관리업체나 장비 공급업체와 차별되는 점은 '데이터 연결'에 있다. 박 공동대표는 "지방자치단체 공공사업을 수행하며 가장 많이 들은 말은 '관리의 어려움'이었다"며 "지자체는 주차장에 설치된 제조사가 각기 다른 장비를 별개로 관리해야 했고 수입금, 민원, 감면 등도 수작업에 의존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남양주시 한 공영주차장에서 사전 정산을 마친 차량 한 대가 정차 없이 출구를 빠져나오고 있다. 대흥정보
'이기종 주차장비 통합 프로토콜'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흥정보가 개발한 핵심 기술이다. 제조사가 서로 다른 장비와 데이터를 하나로 묶어 지자체의 행정 부담을 줄이고 효율적인 통합 관리를 가능하게 했다. 게다가 기존 운영 중인 장비를 바꾸지 않고도 상위 소프트웨어 플랫폼만 통합하므로 경쟁사 대비 구축 비용을 30% 이상 절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이널브(iNerv) 시리즈'는 이 기술이 적용된 대흥정보의 대표 소프트웨어다. 이 제품은 특히 이용자 편의성이 장점이다. 기존에는 장애인·국가유공자·친환경차 운전자가 출차 시 요금 감면을 받으려면 출구 정산기 앞에서 인터폰으로 관제사와 연결해 감면 대상 여부를 확인받아야 했다. 반면 아이널브는 차량번호를 인식하는 즉시 행정안전부의 비대면 자격확인 서비스와 실시간으로 연동돼 감면 요금이 정산된다. 사전 정산을 마친 차량이라면 고속도로 하이패스처럼 즉시 출구를 통과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차량 정체나 불필요한 공회전을 줄여 연료 소비와 탄소 배출을 감축하는 효과를 인정받아 국토교통부로부터 '녹색기술인증'도 획득했다. 대흥정보에 따르면 아이널브를 도입한 지자체의 출차 시간은 도입 전 대비 평균 27.9% 단축됐다. 이에 따른 연료비와 대기오염 절감 편익은 연간 2억6000만원, 376만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서초구 내 공영주차장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서초구 주차포털. 서초구청
이처럼 통합주차관제와 모바일 정산, 비대면 자격확인 기능을 탑재한 아이널브는 현재 서울 서초구, 경기 부천시와 남양주시 등 전국 27개 지자체 공영주차장에서 운영 중이다. 아울러 AI 차량판별 및 영상분석 통합 공영주차장 관제 솔루션 'AI V-Square'도 서울 동대문구를 포함한 20여곳에서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공공 넘어 민영 및 해외시장 '정조준'
대흥정보는 공공 조달 중심의 사업구조를 민영 주차 시장으로 확장하는 한편, 반복 매출 기반의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 공동대표는 "현재도 유지보수와 운영사업이 안정적인 반복매출을 만들고 있다"며 "향후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AI 분석 서비스, 데이터 및 모바일 서비스 등을 통해 구독형 수익 비중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검토 중인 'iNerv P2P SaaS' 구독 모델은 개소당 월 50만원 수준으로, 오는 2028년까지 수도권 민영 주차장 50개소로 확장할 경우 연매출 3억원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스마트주차 시장으로의 진출도 병행하고 있다. 최우선 목표 국가는 베트남이다. 베트남은 급격한 도시화로 차량 증가율이 높지만, 주차 인프라의 디지털 전환(DX)은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 한국형 공영주차 통합 플랫폼 모델을 적용하기에 적합하다는 분석이다. 대흥정보는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통한 현지 실증(PoC)을 거쳐 국가별 제도와 환경에 맞게 플랫폼을 현지화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지난 25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대흥정보 본사에서 박기범 공동대표가 아이널브(iNerv)를 설명하고 있다. 메인비즈협회
최호경 기자 hocance@asiae.co.kr